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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50의 품격은 말투로 완성된다, 말투 공부

by 호park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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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범준>

고려대학교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인력개발전문대학원에서 코칭과 리더십을 공부하면서 인적자원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저자는 각종 교육 기관, 국방부, 대기업 등에서 강의를 하고 책을 집필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저자는 무심코 쓰는 자신의 말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투를 바꾸기로 하였다. 그리고 '나 때는 말이야'에서 해방되어 내 말에 책임을 질 줄 아는 50으로 거듭나는 꿀팁들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말은 오직 금과 같아야 한다

50의 말은 오직 금과 같아야 한다. 가산동에서 과천으로 급하게 서류 하나를 보내야 했다. 내가 직접 가기는 싫고 귀찮았다. 스스로 합리화를 했다. 내 월급이 얼만데 이런 문서 하나 들고 왔다갔다 해야 해!, 퀵서비스를 불렀다. 10분이 지났다. 뭐야 왜 이렇게 늦어, 20분도 넘어서야 두툼한 가죽 옷을 입은 아저씨가 오셨다. 얼굴을 찡그렸다. 상대방에겐 점심시간 전까지 보낸다고 했는데 벌써 11시가 다 됐다. 지금 출발하면 한 시간은 걸릴 텐데 게다가 혹시라도 이 아저씨가 늑장이라도 부리면 어쩌나 볼멘소리가 나왔다. 아저씨 왜 이렇게 늦게 오세요, 점심시간까지 보낸다고 했는데 빨리빨리 좀 오시지, 마음씨 좋아 보이는 퀵 아저씨는 허허 웃으시며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는 무사히 전달해 드릴게요 걱정 마세요 라며 서류 봉투를 받아 사무실을 나섰다. 왜 저렇게 여유를 부리는 거야 하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지만 빨리빨리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말하는 것 말고 내가 할 건 없었다. 조금 후 다행히 상대방으로부터 잘 받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래, 빨리빨리 해달라고 채근하지 않았으면 분명히 늦었을 거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 일은 그렇게 잊혀지나 싶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추석을 앞둔 때였다. 옆에 김대리가 퀵 서비스를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다. 얼마 안 있다가 퀵 기사가 왔다. 예전에 내 서류를 처리해준 바로 그분이었다. 김대리가 아저씨에게 보낼 물건을 줬다. 아저씨의 허허하는 넉넉한 웃음소리와 사무실 문을 나서는 소리가 들릴 때쯤이었다. 김대리가 퀵 아저씨 뒤에 대고 이렇게 말했다. '추석 전이라 도로가 혼잡할 텐데 조심해서 배달하세요'. 50대의 나와 30대의 김대리 도대체 세상을 누가 더 잘 살아낸 걸까. 빨리빨리를 외치던 나의 불친절한 단어가 조심해서라는 김대리의 언어에 너무나 비교되어 부끄러웠다. 퀵 아저씨도 누군가의 아빠요 남편이며 아들일 텐데 왜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말을 하지 못하고 물건을 상대하는 말을 했던 걸까. 나의 말은 인간의 말이 아니었다. 사람을 그저 일종의 도구나 수단으로만 보는 짐승의 언어였다. 나는 성숙한 판단을 제대로 배울 겨를도 없이 그냥 늙어버린 것만 같았다. 세상의 흐름에 뒤처져 있음에도 나름대로 잘한다고 착각하면서 살아온 것이다. 말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는커녕 상처만 주면서 나의 가치를 깎아먹고 남의 가치를 우습게 여기는 이 말투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나의 말투는 경박하고 급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나 급하게만 살아왔던 것 일까. 산이 빠르게 지나 간다는 핑계로 가끔 멈춰 돌아보는 여유 하나도 없는 50이 무슨 제대로 된 50인가, 이 세상은 50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노인, 아이, 여성, 남성 등 우리 모두의 것이다. 모두를 위해 모두를 배려하는 말투, 지금이라도 새로 배우면 어떨까,

다시 퀵 아저씨를 다시 뵙게 된다면 '요즘 물량이 많아 힘드시죠 조심히 가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라고 말해야겠다. 흰 머리는 내가 아닌 나이를 나타낼 뿐이다. 지혜는 성숙한 말투에게 비롯된다. 나는 50이 되어서야 비로소 제대로 된 말투를 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다.

 

작은 한마디 말에서 행복은 시작된다

명상을 처음 접했을 때의 얘기이다. 명상하면 생각나는 엄숙함, 근엄함, 진지함과는 거리가 먼 세련된 도시 여성 강사님이었다. 1분도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나였기에 명상을 배운다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끝까지 수강했고 회사 내에서 명상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까지 얻게 되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몸이 맑으면 마음도 맑아지는 것일까, 50인 나보다 나이가 10살은 더 어린 강사님이셨지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배울 점이 많았다. 수업 중에 명상 이외에도 인생에 대해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말씀하셨는데 명상 자체만큼이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꿀벌이 꿀들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자신의 것으로 삼은 뒤에 그것으로 꿀을 만들 듯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인생은 단편 소설이다. 중요한 것은 길이가 아니라 그 가치이다. 그러니 배움에서 나이에 많고 적음은 문제 될 게 없다. 명상 강사님의 좋은 말씀들 중에 마음에 와닿는 일화가 있었다. 강사님은 주로 차로 이동을 한다고 한다. 자동차 운전석 옆 보관함 한 곳을 지정해 만 원권 지폐 한 장씩을 넣는 봉투 몇 개를 늘 비치해 둔다고 한다. 만 원권 지폐를 넣은 봉투라니 왜?라는 궁금증을 내 얼굴에서 읽었는지 그 이유를 말해주었다. 운전을 하다 폐지 줍는 노인을 보면 차를 잠시 세우고 노인에게 다가가 봉투 하나 를 들고 온다. 영문도 모르고 봉투를 건네는 강사님을 보고 의아해하는 노인에겐 딱 한마디만 한다고 했다. 그냥 드리고 싶어서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관리하고 나아가 과시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 욕망 얼마든지 아름답고 건강하게 표출될 수 있음을 강사님의 경험담 속에서 배웠다. 작지만 좋은 일 한 가지를 아무도 몰래 일상에서 실천하는 강사님의 모습이 깔끔했다. 특히 좋았던 건 좋은 일을 행할 때 말이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딱 한마디 '그냥 드리고 싶어서요'라는 말은 어떤 대단한 문장보다도 감동적인 말이 아닐까 싶다. 물론 쉽게 나올 말은 아니다. 강사님은 인도에서도 꽤 오랫동안 수련했다고 한다. 인간은 주먹을 쥔 채로 세상에 와서 손을 편 채로 세상을 떠난다라는 인도 속담이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강사님은 그 생각을 몸과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 같다. 그러니 말 한마디로 그렇게 아름다울 수 있지 않았을까. 행복은 어디서 오는 걸까, 아니 행복은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내가 오늘 하는 한 가지 행동 한 가지의 말투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왔다고 할 지라도 교만하고 인색하면 그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 그런 50이 되기는 싫다. 행복은 메아리와 같다고 한다. 대답은 하지만 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행복의 본질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길은 좋은 일을 하고서도 그냥이라고 말하고 끝내는 쿨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까운 곳에서 행복을 찾아본다. 지금의 나를 그대로 긍정한다. 노래 하나가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 확실하고 중요한 순간임을 일깨워 준다. 차를 운전하고 갈 때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 어두운 터널로 진입하면 문뜩 앞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된다. 생각해보니 인생에 빛나는 시기보다는 일이 안 풀리고 자신감이 사라졌을 때에야 비로소 나를 바라본 적이 많다. 그제야 나와 내 삶 그리고 내 주위에 아름다운 것들에 관심을 두고 사랑을 나누게 됐다. 50이란 나이는 찬란한 빛들보다 뜻대로 구름이 끼는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이럴 때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에 아름다운 사람들을 향해 지금 여기에서 멋지게 살자. 인생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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